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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소설

돌이킬 수 있는 By 문목하

by 크레이지인북스 2020. 12. 20.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왜겠어요."

 

 

책을 읽고 난 후 리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여 지는 책이다. 과연 이 책의 작가는 책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SF적인 요소와 판타지적인 부분을 결합한 로맨스 소설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린다.


4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에서 로맨스를 찾기란 분명 허점도 있기는 하지만 작가는 비중을 크게 두고 집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의 한 문장으로 내 속에 정지되어 있던 로맨스의 피가 열 올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겠어요.”


원인 모를 힘으로 도시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하고 거기에서 생존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를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 세 가지의 초능력 중 한 가지를 갖게 되는데, 파괴할 수 있는 파쇄자, 정지할 수 있는 정지자, 원래대로 할 수 있는 복원자들이 그것이다.


싱크홀에 빠진 사람들은 좌절과 포기 속에서도 파쇄자 최주상과 정지자 이경선의 도움으로 싱크홀을 빠져나오지만, 그때부터 큰 문제와 만나게 된다. 최주상을 따르는 비원과 이경선을 따르는 경선산성으로 나뉘고, 앞으로의 각 영역의 존재방식도 괘를 달리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세상에 두 조직 모두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조직, 싱크섹션. 이곳을 관장하는 서형우, 신출내기 수사관 윤서리, 두더지라 불리며 조직에 파견되어진 이찬 등 서로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한 조직을 무력화 시키고 나머지 조직을 잡아먹으면서 목적을 달성하려는 서형우의 지략대결. 쉬이 몰아치는 전개는 빠르고 쉽게 빠져든다.


소설은 제목이 큰 역할을 하지 않던가?

“돌이킬 수 있는”, 초능력의 생존자들, 뭔가 냄새가 난다.


신출내기 윤서리의 역할과 이경선이 죽은 후 경선산성을 맡게 된 정여준과의 관계, 대립만이 두 조직간의 상생인가? 공존을 위한 서로의 노력은 필요 없는가? 라는 현실적인 물음도 하면서 두 조직의 우위를 떠나 한 사람의 끝없는 시도는 과연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까? 라는 것이 큰 라인이다. 그 속에 나타난 신가영과 장태성이라는 인물.


소설은 리뷰 쓰기가 참 어렵다. 줄거리를 건드리지 않고선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나타낼 수 없으니 말이다. 내가 판단한 작가의 의도가 정확할 지 모르나 로맨스와 서로 다른 조직의 비폭력 공존성에 초점을 맞춰본다.


소설의 몇 문장만 남겨둔다.

 

- 반드시 정여준이 한 손엔 이찬의 손을, 다른 한손엔 최주상의 손을 잡고 당신앞에서 웃는 날이 오게하겠어. 이 보이지 않는 두 번째 싱크홀에서 올라온 사람들 만큼은 총칼로도, 이간질로도, 계략으로도, 배신으로도 죽일 수 없다는 걸 당신한테 똑똑히 보여줄거야. (P280)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P351)

“왜겠어요.”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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