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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소설

아몬드 By 손원평

by 크레이지인북스 2020. 12. 5.

 

절대 평범하지 않는 한 아이를 통해 내가 진정 배경과 외적인 환경을 따지지 않고 그 아이를 사랑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진다.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엄마를 통해 감정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배운다. 하지만

 

배운 그대로에서 더 이상 발전은 없다. 책 겉표지의 무표정한 모습이 바로 윤재의 현재 상태이다.

이런 상태의 윤재에게 크리스마스이브인 자신의 생일날에 무참한 사건이 터지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가족들로부터 윤재는 오롯이 혼자가 된다. 물론 윤재를 도와주는 엄마의 친구 심박사가 가까이 있지만 그에게도 고마움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이다. 이를테면 윤재는 작가가 설정하길 하나도 때묻지 않은 백지의 상태로 묘사를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윤재에게 운명과도 같은 곤이의 등장은 윤재와 다른 설정으로 두 인물을 묘하게 비교하며, 둘의 고른 성장을 그린다.

 

 

많은 정성과 보살핌으로 살아온 하지만 감정이 없는 윤재와, 어릴 때 부모와 사고로 헤어져 어둠의 터널에서 세월을 보내고 부모에 대한 분노의 감정만을 가진 곤이. 이 둘은 음각과 양각의 판화와 같이 맞닿아지는 부분이 서로에게 끌리는 힘으로 작용된다.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 앞에선 곤이는 한낯 한명의 욕쟁이일 뿐이었다. 그러니 곤이는 그를 괴물로 보고 자신을 그 옆에 둔다.

 

 

그리고 친구로 서로를 인정한다. 이 친구라는 단어 하나가 나중에는 윤재에게 큰 힘이 되고 곤이에게는 큰 감동을 준다. 그리고 윤재에게 살며시 다가온 도라. 그냥 달리고 싶어서 달리기만 한다는 도라. 그녀에게도 느끼는 감정은 살짝 윤재의 성장을 의미하는 지도 모른다.

 

 

곤이의 눈물방울이 윤재의 얼굴에서 감정의 방울이 되어 터진다. 그간 느끼지 못했던 윤재의 가슴속에 잠궈둔 감정의 둑을 터트린 것이다. 그 무지막지한 곤이의 진심어린 눈물이 윤재에겐 신의 한수와 같은 이상이 된 것이다.

 

 

그들은 사실 서로의 외부요인이나 환경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대했고, 그리고 사랑했다.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의 상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인간으로 사랑으로 대했을 뿐이다. 바로 이 부분이 작가도 얘기한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모두 사랑이라는 말과 길을 함께한다.

 

 

여느 장편소설보다 등장인물은 적다. 하지만 적은 등장인물에게 빠져드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흡수력있는 그녀의 필력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며 책장 넘기기에 바쁘게 만들 것이다.

그 노래가 생각난다.

 

 

바로 지금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에게 남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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