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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마스터7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By 고미숙 조선史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언뜻 떠오르는 인물이 있긴 하지만 “가장”이라는 말에 하나를 꼽을 수는 힘들어진다. 그 수많은 조선의 역사를 좌지우지한 인물들 중 저자는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을 비교한다. ⠀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거물들을 비교하는 책이라 흥분되고, 평소 흠모하던 분들이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저자의 한 단어에 몰두해서 읽었다. 저자 고 미숙 작가는 이런 역사에 관한 한 국내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필력과 눈을 가진 1호 고전평론가이다. 사실 작가의 교수임용이 성공했더라면 그녀의 많은 저작이 탄생될 수 있었을 지 의구심이 날 정도로 실패를 감사히 여겨야 할 일이다. ⠀ ☑왜 연암과 다산일까? ⠀ 연암과 다산은 18세기 조선사의 한 줄기에 있고, 사상과.. 2021. 1. 23.
소설가의 일 By 김연수 ⠀ ⠀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에세이의 형태를 빌린 소설쓰기의 참고서로 생각하면 좋을 책이다. “소설가 김연수의 소설쓰기 특강”처럼 말이다.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쓰기”라는 행위가 가져다주는 의미를 하나하나 톺아보며 소설쓰기에 대한 기대와 낭만을 보기 좋게 학문화하는 단점은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크지 않은 무게감이라 수용가능하리라 생각된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사생아가 아니였으면 현재의 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김연수라는 소설가는 대학 입학 후 남아도는 시간이 아니 였다면 우리 머릿속에는 “소설가 김연수”라는 인물은 없었다. 그 남아도는 시간에 도서관이라는 훌륭한 놀이터를 적극 활용함으로 “읽기와 쓰기”에 탐닉한다. ⠀ “쓰기”라는 고통과 그것보다 훨씬 더 큰 고통으로 완성, 아니 좀 더 나.. 2021. 1. 1.
사과 By CrazyInBooks 사과를 베어 물었다. 내 이가 적나라하게 새겨진다. 사과(apologize)란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사과를 하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자존심이 센 건가?? 자존감이 없는 건가?? 사과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것이다. 사과의 첫 번째는 바로 자신의 잘못, 과오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관점에 따라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잘잘못을 더 크게 부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다거나 잘못이 없다는 것을 피력하는 행위다. 나아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용서를 비는 행위가 진정성이 없거나 형식적으로 치우쳐질 때 상대방은 사과를 단지 현재를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사과는 .. 2020. 12. 22.
돌이킬 수 있는 By 문목하 책을 읽고 난 후 리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여 지는 책이다. 과연 이 책의 작가는 책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SF적인 요소와 판타지적인 부분을 결합한 로맨스 소설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린다. 4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에서 로맨스를 찾기란 분명 허점도 있기는 하지만 작가는 비중을 크게 두고 집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의 한 문장으로 내 속에 정지되어 있던 로맨스의 피가 열 올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겠어요.” 원인 모를 힘으로 도시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하고 거기에서 생존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를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 세 가지의 초능력 중 한 가지를 갖게 되는데, 파괴할 수 있는 파쇄자, 정지할 수 있는 정지자, 원래대로 할 수 있는 복원자들이 그것이다. 싱크홀에 빠진.. 2020. 12. 20.
이 밤중에 커피가 생각난다. By CrazyInBooks 이 한밤중에 커피가 생각난다. 자기 싫은걸까? 아니면, 이 밤을 보내기 싫은 걸까? 누구나 어느 밤을 보내기가 정말 싫은 날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 이야기하기 좋은 상대와 있을 때, 혹은 혼자 있지만 뭔가 생각하기에 알맞은 공기와 온도로 나를 감싸고 있을 때가 그렇지 않나 생각된다. 한시간 한시간이 그 어떤 시간보다 촘촘하게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떄가 있다. 그런 날이 머릿속 밀도가 집중되고 생각의 바퀴가 가장 잘 회전하는 날이 아닌가 한다. 책을 읽고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시간이 어찌 지나갔는지도 모를 때, 혹은 어줍짢은 글쓰기로 마감을 코앞에 앞둔 칼럼이스트의 초조함을 느낄 때처럼 시간 보내기가 너무나 아쉬울 때가 있다. 그럴 때 한밤중에 마시는 커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지금 보내는 .. 2020. 12. 17.
마음의 고향 , 친구 By CrazyInBooks 마음의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태어난 곳이 아닐지라도 내가 가지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내가 언제든 힘들면 의지할만 한 그런 곳 혹은 상대. 이를 우리는 누구나 하나 이상 마음에 간직 하고 있다.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지고, 나 아니면 이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느끼면 그 외로움은 말로 전할 수 없을만큼 크다. 이럴 때 마음의 고향은 정말 존재만으로 큰 위로와 힘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음의 고향”이라는 한 구절에 벌써 내면에 있는 한 웅큼의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고, 추억의 그곳으로 가고 있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설 이나 추석에 꼭 가는 고향의 그리움 만큼이나 우리가 가지는 힐링의 대상을 말해 보려 한다. 바로 이름만 들어도 웃음나는 친구이야기다. 넌 나에게 언제나 1번. 먼저 .. 2020. 12. 15.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By 도종환 우리에게 시인으로 잘 알려진 하지만 정작 화가가 되고 싶어 한 도종환님의 자전적 에세이다. 시인이 되기까지 불우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운명적인 문학동아리와의 만남, 국어교사로 시작한 그의 인생에서 온 모진 풍파와 문학계에서의 거센 비판, 시대적 암흑기로 인한 수감생활, 끝없는 교원노조 생활에서 오는 감시와 불공정한 해직.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의 투쟁 등 실로 파란만장한 실제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진다. 게다가 군데군데 그의 시들이 당시 그의 마음을 대변한다. 상업주의에 이끌려 슬픔을 팔아서 장사하는 시인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시대성과 역사성, 그리고 삶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뇌가 없다는 비판에는 크게 반대한다. 그의 시 하나하나에 나타나는 그만의 생각과 의지는 사실 그런 비판.. 2020.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