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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학

존엄하게 산다는 것 By게랄트 휘터

by 크레이지인북스 2020. 12. 5.

존엄은 내면에 확신으로 깊게 뿌리박혀 한 사람에게 인간으로서의 특성을 부여하며 그 고유의 인간됨이 행동으로 표출되도록 만드는 관념이다

 

이 책은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인인 신경생물학자 게랄트 휘터의 인간이 가진 기본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심도 있고 심리학적, 철학적 접근을 한 책이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땐 쉽게 읽힐 책은 아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이다. 일단 존엄이라는 말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거움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인간의 존엄이 중요한 요소라 했을까?

 

 

그것은 인간다운 삶,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고 신경생물학과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21세기 복잡한 세계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존엄을 제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존엄이란 무엇인가?

존엄은 내면에 확신으로 깊게 뿌리박혀 한 사람에게 인간으로서의 특성을 부여하며 그 고유의 인간됨이 행동으로 표출되도록 만드는 관념이다. 지난 시대 철학자들부터 현대에 들어서는 정신과학분야를 대표하는 이들까지, 많은 사람이 존엄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만큼 존엄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밝히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개념이었기 때문이다.(p23)

존엄이라는 관념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인간 뇌의 조직과 기능방식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하나의 표상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분명하게 의식할 수 있는 성향인 것이다.(p111)

 

 

솔직히 머리에 딱 들어오는 정의는 결코 아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존엄성을 가진다.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배운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몰아치고 있는 현 세대에서 과연 인간의 자리와 역할, 자유경제체제 하에서 인간의 존엄을 따져 사회의 운영이 가능할 까? 혹은 기업의 운영이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하지만 저자가 책을 쓴 결정적 이유는 이것이다.

첫 번째, 우리 모두가 매일 존엄하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의 존엄함을 무너뜨리고 있고, 그러면서도 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두 번째, 당신에게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데 그 기회가 스스로의 존엄함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당신은 눈앞의 이익과 개인의 존엄 앞에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저자는 인간의 존엄이 그 어떤 대용물과도 비교가 안 되는 고귀한 것이라 했다. 그런 고귀함은 태어나면서부터 나타나는 것이고 아기일 때도 인간의 존엄은 느낀다고 한다. 점차 아기들이 커가면서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을 통해 이 존엄은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 아기가 태어나서 만나는 가장 처음의 인간관계, 즉 부모와의 만남은 아기 자신의 존엄의 인식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요소라 저자는 강조한다. 아기에게 있어 인간의 존엄이란 어떤 조건적인 사랑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대우에서 온다고 한다. 가령 예를 들면 성적표에 상관없이 엄마, 아빠는 너를 사랑한단다라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아기에게는 인간의 존엄은 그 어떤 목적과도 상관없다는 존귀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적 측면, 철학적 측면의 접근이 마지막에는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상대를 나의 성공의 수단이나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나의 존엄함과 더불어 상대방의 존엄함을 존중함으로써 복잡한 세상을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번역의 안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완독 후 느낀 첫 감정은 인간의 존엄함, 무의식속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끄집어내어 상대방을 나를 대하듯이 존중하자. 라는 것이다.

 

 

저자의 한마디가 딱 들어온다

사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존엄함 속에서 살아가는 것

방향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향해 살아가는 것.

 

오늘도 우리는 나의 존엄함을 갖고 출근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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