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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에세이

스스로 행복하라 By 법정스님

by 크레이지인북스 2020. 12. 5.

“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풍족한 소유가 아니라 ,  풍성한 존재에 있다 .”

 

스님의 수많은 에세이들이 그러하지만 이 책 역시 과연 나는?”이라는 물음을 머릿속에 남기는 법문들이 많다. 나라의 큰 스승님이라는 분들의 글과 말은 하나하나 허투루 들을 이야기는 결코 없다. 

 

세상의 모든 진리나 가르침을 편안하게 책 한권으로 과외수업을 받는 기분이라 할까?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하늘보기와 한숨고르기가 세트로 찾아온다.

 

 

법정스님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소유에 관한 논제는 스님이 가장 강조하면서도 행하기 힘들고, 인지는 하지만 결코 가벼이 보지 못하는 끝나지 않는 숙제와도 같다. 그 유명한 무소유도 스님의 물건이나 소유물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리라는 이야기에서 기인한다. 

 

그 집착과 미련은 곧 괴로움이 되며 근심의 원인이 되니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소유에 대한 미련으로부터 탈피함과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아이러니를 무소유로 설명하신다.

 

 

스님은 소유를 얘기하실 때 마다 존재에 정확한 의미를 늘 꼬집어 주신다. 그것은 존재의 정도를 소유의 정도로 오판하지 말고, 존재의 풍성함으로 나아가라 하신다. 이는 나를 나답게, 나의 방식대로, 나의 생각만큼 나아가라 하시며 두 개념을 대비시킨다. 이를 나타내는 스님의 말중에,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풍족한 소유가 아니라, 풍성한 존재에 있다.”

 

 

라는 말은 스님께서 남긴 말중에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소유와 존재는 그때나 지금이나 참 어려운 질문이다. 단순히 생각한다면 당연히 존재에 대한 값어치에 더 큰 점수를 주지만, 그렇다고 소유에 대한 일말의 부족을 감수해야만 하나?라는 반문도 하게 되는게 사실이다.

 

 

소유와 존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하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서도 이 부분은 나타나는데, 스님은 존재에 더 한 강조와 소유를 벗어나 나의 참모습을 간직하고 발전하자는 존재를 이야기하시지만, 프롬의 그것은 사실 소유와 존재에 대한 실존양식을 소개하고 어느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결론은 내비치지 않고 있다. 

 

정신을 우선시 하는 동양적 사고와 그렇다고 물질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서양적 관점의 사고가 묘하게 대비된다는 점에서 스님의 법문과는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둘 모두 소유와 존재는 중요한 사유거리임에는 틀림없음을 증명한다.

 

 

스님의 깨우치기 위해서 수양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참 신선했다. 종교의 탈을 쓰고 일부 부도덕하고, 물질의 노예가 된 분들도 가감없이 비판하시고, 자연을 뒤로 한 채 편리함을 추구하는 무늬만 종교인을 논외의 위치에 둔다.

 

 

법정 스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스님의 수양은 얼마만큼의 깊이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스님도 책에서 말씀하셨듯이 자연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하며, 자연의 냄새를 즐기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줄 알고, 좋은 책과 명상이 수양의 전부라 한다. 과연 우등생이 말하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하는 소리와 무엇이 다를까?

 

 

책에 나오는 스님의 법문 몇가지를 요약해본다.

 

 

얼굴이라는 말은 얼의 꼴’, 정신의 탈이라는 말, 그 사람의 이력서

가진 것이 없을수록 부자다.(소유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입니다. 집착과 욕망에는 근심이 따릅니다.

나 답게 살기 위해서, 내 식대로 살기 위해서

침묵의 미덕이 몸에 배야 합니다.

텅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즉시현금 갱무시절’ -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침묵을 익힌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눔

 

 

추운 겨울이 되면 따듯한 스님의 좋은 말씀이 왠지 모를 온도를 가져다 준다. 법문이 주는 온도는 가장 좋은 스승의 한줄기 문장이 주는 힘이다. 비록 좋은 글들을 내가 스스로 망쳐놓는 누를 범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에게 인지시킬 목적으로 이 리뷰를 쓴다. 다시 볼때면 스님의 온도를 다시 점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