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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15

스스로 행복하라 By 법정스님 스님의 수많은 에세이들이 그러하지만 이 책 역시 “과연 나는?”이라는 물음을 머릿속에 남기는 법문들이 많다. 나라의 큰 스승님이라는 분들의 글과 말은 하나하나 허투루 들을 이야기는 결코 없다. 세상의 모든 진리나 가르침을 편안하게 책 한권으로 과외수업을 받는 기분이라 할까?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하늘보기와 한숨고르기가 세트로 찾아온다. 법정스님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소유”에 관한 논제는 스님이 가장 강조하면서도 행하기 힘들고, 인지는 하지만 결코 가벼이 보지 못하는 끝나지 않는 숙제와도 같다. 그 유명한 “무소유”도 스님의 물건이나 소유물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리라는 이야기에서 기인한다. 그 집착과 미련은 곧 괴로움이 되며 근심의 원인이 되니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소유에 대한 미련으로.. 2020. 12. 5.
임계장이야기 By 조정진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제목에서 냄새가 나듯 이 책은 정년퇴직을 한 장년층들의 비정규직 취업에 관한 기록들이다. 사실 우리는 비정규직에 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는 있지만 실상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면에서 이 기록들은 평범한 일상민들에게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글자 한글자의 차이로 생기는 엄청난 차별과 불평등을 고발한다. 38년간의 공기업의 정규직으로 생활을 하고 정년퇴임한 저자는 아들의 끝나지 않은 학업과 가정의 생계를 위해 생활정보지의 구인란을 뒤적인다. 그동안의 경력은 묻지도 않고 단지하나, “나이”라는 숫자가 모든 능력을 대변한다. 이른바 비정규직 노동자, 즉 임계장의 탄생이다. 저자는 버스회사 배차계장, 아파트 경비원, 빌딩 주차관리원 겸 .. 2020. 12. 5.
존엄하게 산다는 것 By게랄트 휘터 이 책은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인인 신경생물학자 게랄트 휘터의 인간이 가진 기본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심도 있고 심리학적, 철학적 접근을 한 책이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땐 쉽게 읽힐 책은 아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이다. 일단 존엄이라는 말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거움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인간의 존엄이 중요한 요소라 했을까? 그것은 ‘인간다운 삶,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고 신경생물학과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21세기 복잡한 세계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존엄’을 제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존엄이란 무엇인가? →존엄은 내면에 확신으로 깊게 뿌리박혀 한 사람에게 인간으로서의 특성을 부여.. 2020. 12. 5.
아몬드 By 손원평 절대 평범하지 않는 한 아이를 통해 내가 진정 배경과 외적인 환경을 따지지 않고 그 아이를 사랑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진다.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엄마를 통해 감정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배운다. 하지만 배운 그대로에서 더 이상 발전은 없다. 책 겉표지의 무표정한 모습이 바로 윤재의 현재 상태이다. 이런 상태의 윤재에게 크리스마스이브인 자신의 생일날에 무참한 사건이 터지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가족들로부터 윤재는 오롯이 혼자가 된다. 물론 윤재를 도와주는 엄마의 친구 심박사가 가까이 있지만 그에게도 고마움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이다. 이를테면 윤재는 작가가 설정하길 하나도 때묻지 않은 백지의 상태로 묘사를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윤재에게 운명과도 같은 곤이.. 2020. 12. 5.
제법 안온한 날들 By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쓴 안온한 날의 단상과 절대 안온하지 않고, 다급한 응급실에서 평범하거나 또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 느낀 그만의 시선을 다룬 에세이다. 사실 생업이 의사인 작가들의 소재는 참 특별하기도, 혹은 예측 가능한 것이라 기대감을 갖고 본다. 메디칼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죽음의 기로앞에 서 있는 환자를 위해 어떤 일들이 독자들에게 희망과 생각을 줄까하고 여분의 상상력을 남겨둔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앞부분은 의사인 작가의 사적인 공간에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여자친구이야기, 여행에서 친해진 친구이야기, 술 이야기, 작가 본인의 병력을 스스로 밝힘으로 의사로써의 환자들과의 공감을 나타내는 부분은 살짝 짠한 기분도 들었다. 에세이는 작가의 생각을 가장 본질적.. 2020. 12. 5.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하고 통쾌함에 대하여 By 고미숙 한 시대와 인간의 한 인생이 쌓여감에 따라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그 결과물들을 차곡차곡 선물처럼 기록하며 후세에 남긴다. 그것은 책의 형태로 남겨지고 누구나 쉽게 그가 남긴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로 삼는다. 또 여기에 더해 우리가 읽은 그들의 생각에 우리의 생각을 더한 또 다른 제 3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것이 읽기와 더불어 쓰기를 하는 이유가 된다. 말하기와 듣기, 읽기와 쓰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연속성의 결과물들이다. 하지만 듣기보단 말하기를, 쓰기보단 읽기를 좀 더 강조하는 현재에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생각과 감정의 자유 적어도 한국 내에서는 책을 읽는다는 것을 단순한 의무와 학습으로 지어져 책을 통해 알게된 생각과 사상의 획득을 단순한 지식의 획득으.. 2020. 12. 5.